칼림바 주법






1. 단음 연주법




오른손 엄지 기준으로, 한 개의 건반을 튕길 때 사용하는 영역이 빨간색 부분입니다. 자세상 낮은 음을 칠수록 손톱의 위쪽 부분을, 높은 음을 칠수록 손톱의 옆쪽 부분을 사용하게 됩니다.

캔틸레버 빔 특성상 건반이 짧을수록 진동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소리가 작게 나고 듀레이션이 짧아집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높은 음일수록 더 세게 튕겨야 합니다. 특히 가장 위쪽 음인 6D, 6E까지 가면 최대한 세게 튕긴다는 느낌으로 힘을 더 주고 연주해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아래쪽 음은 적당히 튕겨도 음이 충분한 크기로 오래 유지됩니다.

건반은 손끝살로 튕겨도 되고 손톱으로 튕겨도 되지만, 손톱으로 튕기는 게 훨씬 낫습니다. 손톱으로 튕길 때 소리가 훨씬 크고 맑게 납니다. 단점은 손톱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는 건데, 작고 둔탁한 소리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소리 자체가 작은 플레이트 타입의 경우 손톱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지만 어쿠스틱 타입은 손톱 소리가 음에 묻혀서 잘 안 들립니다. 플레이트 타입은 손톱이 아니라 손끝살로 튕기려고 하면 소리가 너무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칼림바에도 쓸 수 있는 핑거피크가 있기는 한데 비추천입니다. 핑거피크는 엄지손톱에 걸쳐서 쓰는 제품인데, 걸칠 수 있으려면 최소한의 손톱 길이가 필요하며, 그 길이가 되면 애초에 그냥 손톱으로 연주하면 됩니다.



당연히 음계를 알아야 하는데, 음 하나하나의 위치를 익히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칼림바에 스티커를 붙여 놓거나 음이름이 새겨진 칼림바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냥 무작정 곡을 외워서 기계적으로 치기를 열몇 곡쯤 하다 보면 어떻게든 자주 쓰는 음들은 외워집니다. 건반 위치를 외운다는 건 어디가 솔인지 찾으라고 하면 더듬더듬 찾아서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키보드로 타자를 치듯이 당연히 이 음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손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왼쪽이 파-라-도-미, 오른쪽이 솔-시-레-파.

따로 건반에 표시가 안 되어 있으면 옆 건반과 엄청 헷갈리기도 하고, 특정 음이 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위쪽 음으로 갈수록 자세상 아래쪽 음보다는 정확하게 연주하기가 어렵습니다. 가령 5A 라는 위쪽에 있는 음인데도 양쪽에 비해 미묘하게 움푹 들어가 있어서 시선을 두지 않고 치려고 하면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건반을 1도 정도 바깥쪽으로 틀어 놓아서 연주도 쉽고 구분도 잘 되도록 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모든 건반을 평행하게 하지 않고 가장 위쪽에 있는 레, 미와 그 근처는 일부러 살짝 벌려 놓아서 정확하게 연주하기 쉽게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손은 두 개기 때문에 왼쪽에서 1개, 오른쪽에서 1개의 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경우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그냥 단음을 두 개 연주하는 것처럼 똑같이 하면 됩니다.





2. 3도 화음 연주법




오른손 기준으로, 3도 화음도 빨간색 부분으로 연주합니다.

3도 화음 (도미, 미솔) 의 경우 두 음의 정중앙에 손톱을 놓고 동시에 튕기면 될...것처럼 생겼지만, 사실 각도라든가 힘이 아주 조금만 빗나가도 한쪽에 힘이 쏠려서 다른 음이 거의 안 들리게 됩니다. 따라서 3도 화음을 칠 때는 손톱의 위치는 두 건반 사이에 놓기는 하지만 아래쪽부터 힘을 줍니다. 거의 동시에 치되 아래쪽 음이 아주 살짝 먼저 눌리고 그 다음 위쪽 음으로 밀어올리는 겁니다. 그러면 훨씬 안정적으로 3도 화음을 칠 수 있습니다.





3. 아르페지오 연주법




오른손 기준으로, 아르페지오는 파란색 부분을 사용합니다. 손톱 가장자리가 아니라 손톱 아래쪽을 사용해서 건반을 바깥쪽으로 밀어내며 연주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방금 말한 3도 화음을 연주하는 것과 거의 같지만 실제로 손톱 위치가 건반을 훑으며 이동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5도, 7도, 9도 화음의 경우 반대쪽 손이 와서 (손이동) 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음표 앞뒤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은 이상 아르페지오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르페지오로 처리하면 5도 화음은 3음(도미솔), 7도 화음은 4음(파라도미), 9도 화음은 5음(솔시레파라)이 됩니다. 아르페지오로 처리하는 것은 3도 화음과 비슷하게 아래 음부터 치는데, 단음이 건반과 수직하게 위에서 아래로 튕기는 느낌이라면 아르페지오는 옆방향으로 미는 느낌입니다. 건반도 건반의 아래쪽 끝부분이 눌리는 것이 아니라 안쪽 부분이 눌리게 됩니다.

아르페지오에서 중요한 것은 가장 높은 음에서 정확히 멈추는 것입니다. 가장 낮은 음은 틀리더라도 가장 높은 음을 틀린 것만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아르페지오는 일반적으로 가장 낮은 음과 가장 높은 음 두 개를 동시에 누르고 싶으나 그럴 수 없을 때 들어가게 되는데, 낮은 음은 반주고 높은 음은 멜로디일 테니 당연히 낮은 음에서 정확히 시작하는 것보다는 높은 음에서 정확히 멈추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가령 예를 들어 솔-시-레-파를 연주한다면 나는 솔쯤에서 시작해서 밀어올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파를 연주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치면 됩니다. 만약 아르페지오를 연주할 때 파란색 부분이 아니라 단음처럼 빨간색 부분, 손톱 위쪽을 사용해서 연주하려고 하면 소리도 작게 나고 원하는 음에서 멈추도록 힘과 각도 조절을 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아르페지오가 좌우 가장 높은 음인 6B 또는 6E에서 끝나는 경우, 6B나 6E 너머까지 건반이 있다고 생각하고 충분한 힘으로 힘차게 미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짧은 건반이라 충분히 세게 튕겨야 하기도 하고, 그 뒤로 건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음이 눌릴 여부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르페지오를 매우 느리게 해서 박자에 맞춰 셋잇단음표라든가 글리산도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속도 조절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4. 손이동




오른손 기준으로, 손이동은 초록색 부분을 사용합니다. 아르페지오와 반대로 손톱을 세워서 건반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며 연주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5도 이상의 홀수 화음을 아르페지오로 처리하지 않으면 손이동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손이동은 오른손/왼손이 정가운데 도를 넘어서 반대쪽의 음 1개를 연주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2개의 음이 한쪽에 몰려 있는 경우 위쪽 음은 그쪽 손이, 아래쪽 음은 반대쪽 손이 손이동을 해 와서 연주하는 경우입니다. 5도, 7도, 9도 화음의 경우 앞뒤에 손을 이동했다가 돌아올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손이동으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아르페지오로 처리하고 싶으나 코드가 맞지 않는 경우 (솔-시-레-파를 치고 싶지만 코드가 솔-시b-레-파인 경우 등) 에도 어쩔수 없이 손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이 멀리 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낮은 음이 최대 4G 정도가 한계고, 속도는 일반적인 속도(?)인 BPM 150 정도 기준으로 이동해야 하는 손 앞뒤에 최소 8분음표 이상의 여유는 있어야 할만합니다.

손가락이 가운데를 넘어가서 반대쪽 건반을 처리할 때는 손의 자세 때문에 손톱이 평소처럼 칼림바 면과 평행하게 눕지 않습니다. 따라서 손톱을 45도 정도로 세우고, 건반을 아래로 누르기는 누르되 살짝 안쪽으로 끌어당긴다고 생각하면서 연주합니다. 힘을 너무 세게 주면 손가락이 튕겨서 손톱으로 칼림바 울림통을 때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4G를 초과하는, 4A나 4B 정도를 굳이 손이동으로 쳐야 한다면 평소 잡는 자세에서는 치기가 힘듭니다. 엄지손가락을 쭉 뻗기 위해서 손을 좀 들어서 잡아야 합니다.

또한 손이동을 할 때 목표하는 음의 아래쪽이 손에 눌려서 멈추는 것은 자세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바로 아래 음과 건반의 길이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유일한 음인 4D면 몰라도, 다른 음들은 손이동을 하면 엄지손가락의 살이 아래 건반에 닿지 않고서는 깔끔하게 처리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차피 눌린다고 소리가 나는 건 아니니까 그러려니 합시다.

동시에 연주해야 하는 화음이 아니라도 속도를 위해서 손이동을 해서 치는 경우도 매우 드물게 있을 수 있습니다.





5. 기타 화음



위에 언급되지 않은 화음도 경우에 따라 연주가 가능합니다. 다만 어떤 경우든 화음 전체를 동시에 치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차를 두어 가장 높은 음이 가장 마지막에 쳐지도록 해야 합니다. 가령 4C부터 도-미-솔-도를 연주할 경우 오른손이 도-미-솔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고 왼손이 가장 높은 도를 치게 되는데, 아예 아르페지오를 매우 빨리 쳐서 전체를 거의 동시에 치든가, 반대로 아르페지오를 조금 느리게 칠 거면 오른손 도-미-솔 다음에 왼손 도를 연주해야 소리가 예쁘게 납니다.

반대로 가령 도-레-미 같은 화음의 경우 아르페지오처럼 아래에서부터 위로 순서대로 연주하기 어렵습니다. 도-미 사이에 레가 끼어들어가야 하는데 타이밍이 좁아서, 도-미-레가 되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냥 최대한 빨리 쳐서 3개의 음이 동시에 연주되도록 하면 됩니다.

가장 낮은 도 4C의 경우 왼손이나 오른손이나 비슷하게 쉽게 올 수 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다른 화음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가령 대표적으로 한 옥타브 위에서는 연주할 수 없는 도-레-솔 화음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4C-4D-4E 도레미는 왼손이 도-레를, 오른손이 미를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왼손 오른손 순서로 연주해서 도-레-미 순서로 안정적인 아르페지오 연주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6. 특수 주법



* 기타 같은 현악기에도 있는 주법인데, 진동하고 있는 음을 손가락으로 짚어서 강제로 멈출 수 있습니다. 뮤트 주법이라고 합니다.

* 어쿠스틱 타입 한정으로, 음의 듀레이션 동안 뒷면의 구멍을 막았다 뗐다 하거나, 앞면의 구멍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면 웅웅거리는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 가장 낮은 음부터 가장 높은 음까지 양쪽 동시에 아르페지오를 할 수 있습니다.

* (저는 못 하지만) 위에서 아래로가 아니라 손톱등을 써 아래에서 위로 튕기면서 연주를 하는 게 가능은... 합니다. 이 주법으로 같은 음을 빠르게 2-3번 연타할 수 있습니다.

* 주법은 아니고, 온음 칼림바의 특정 음들만 조율을 다르게 해 줘서 조옮김을 하는 것이 가능은 합니다. 파를 모두 파#으로 올려 주면 사장조가 되는 식이죠. 영상 하나만 찍고 다시 돌려 놓고 이럴 거면 그래도 되지만, 저는 평소에 별다른 조율 없이 연주하고 노는 게 목적이라서 그런 식으로 한 곡을 위해 특별히 조율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편곡할 때도 특별히 조율하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편곡합니다.





1. 칼림바 기본 지식
2. 칼림바 주법
3. 칼림바를 위한 편곡법
4. 편곡 예시: 오리날다





이충명,2021.04.03.
뒤로가기